로마 가톨릭이나 성공회는 주로 예전(禮典)과 형식이 중심이 된 예배를 드립니다. 반면 개신교는 교파마다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령의 임재(성령의 직접 경험)를 강조합니다.
종교개혁 후 개혁교회는 ‘참회의 기도’를 통해 죄를 고백하게 한 후, 이어서 ‘용서의 확신’ 순서로 예배를 시작하도록 권장하였습니다. 지난 한 주간을 보내면서 실수한 것들을 먼저 하나님께 통회한 후 예배로 들어가는 것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예배자의 올바른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가 통성기도와 함께 예배를 시작하는 이유는 개혁교회의 전통에 충실하고자 함입니다. 성경의 많은 제사장들과 선지자들은 부르짖으며 하나님께 자신은 물론 민족의 죄들을 통회하고 응답 받았습니다. 소리를 내며 기도하는 것은 좋은 신앙의 전통입니다. 이것은 외국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한국 교회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일찍부터 예배를 시작할 때마다 첫 순서로 “다 같이 묵도(묵상기도) 함으로 예배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해 왔습니다. 이것은 한국 기독교 예배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뿌리 깊은 관행일 것입니다. 그러나 ‘묵상기도(묵도)’라는 순서는 기독교 예배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초대 교회나 종교개혁자들의 예배 순서 그리고 최근 신구교의 어느 예배 순서를 찾아보아도 ‘묵도’라는 순서는 전혀 흔적이 없습니다.
선교사가 처음 조선에 들어 와서 예배를 드렸을 때, 한국 교회 초기 성도들 중에 예배가 시작할 때 떠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1920년대의 교회의 모습을 기록한 글입니다: “남에게 방해가 되는지 유념도 주의도 없이 큰 목소리로 자기네들 일주일 간 지내오던 잡설이던지, 혹 오랫동안 보지 못한 그리운 친구라도 보면 그를 따라가 앉아서 정담을 하거나...”
이러한 환경에서 예배의 엄숙성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초기 선교사들은 한국인들의 정서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제의(제사)문화를 ‘묵상기도’라는 형식으로 활용했었던 것입니다.
개혁 교회의 예배는 성령님의 임재를 강조 합니다. 예배자는 참회와 확신을 통해서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배를 시작할 때, 물론 조용히 참회할 수도 있지만 성경에 기록된 선지자들처럼 부르짖으며 예배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물론 옆 사람에게 방해를 줄 정도의 지나치도록 큰 소리는 피해야 할 것입니다.